김혜윤 수녀의 쉬운 말씀풀이
11월 8일 연중 제32주일 (마르 12,38-44)

시대의 화폐

  오늘 복음에는 '렙톤'이라는 화폐 단위가 등장합니다. 신약성경 시대에는 어떤 화폐들이 있었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우선 상업이 시작되면서 가장 처음으로 등장한 매매의 방법은 물물교환이었습니다. 그러나 통일된 기준 없이 서로 거래를 하다 보니 다른 대안이 생기게 되는데, 바로 금속의 무게를 달아 지불하는 방법이었습니다. 당시에는 금속 자체가 매우 값어치를 가지는 것이었습니다. 청동기, 철기시대의 개막과 함께 금속이 매우 귀한 질료들로 인식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조공을 바치고, 토지를 구입할 때에도 금속이 사용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금속들은 '주조된' 형태로 일관된 모습을 갖는데, 이때 가장 많이 선호된 금속은 '은'이었습니다.
  신약시대 사용되던 돈은 세 종류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유다인들이 쓰던 유다 화폐이고, 두 번째는 로마인들이 쓰던 로마 화폐이며 세 번째는 그리스 시대부터 내려오던 화폐였습니다. 우선 유다인들의 화폐로는 세켈, 미나, 탈렌트 등이 있는데, 은 1세켈은 노동자의 4일 품삯에 해당되었습니다. 은 1탈렌트는 6,000일 임금에 해당되는 돈입니다. 세켈이나 탈렌트가 은으로 주조될 수도 있었고 금으로 주조될 수도 있었는데, 금 1탈렌트는 은 1탈렌트의 15배로 계산하시면 됩니다. 로마의 화폐 중 성경에 자주 등장하는 화폐는 데나리온입니다. 잘 알려져 있듯이 1데나리온은 노동자의 하루 품삯에 해당합니다. 이미 그리스 시대부터 사용되어 오던 화폐로는 렙톤과 드라크마가 있습니다. 1드라크마는 1데나리온에 해당되고, 1드라크마는 144렙톤에 해당됩니다.
  그러므로 2009년 현재 노동자의 하루 일당을 10만원으로 한다면 1렙톤은 690원 정도에 해당됩니다. 오늘 성경에서는 과부가 2개의 렙톤을 헌금함에 넣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렇다면 우리 돈으로 1400원 정도를 넣은 것으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출처: 경향잡지 2009년 1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