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윤 수녀의 쉬운 말씀풀이
11월 1일 모든 성인 대축일 (마태 5,1-12ㄴ)

성인의 삶

  교회는 모든 성인 대축일의 복음을 '행복선언'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이 본문에 제시된 인물의 모습이 곧 성인의 모습임을 제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 이 행복선언은 모세에 의해 중개된 구약의 율법과 견주어집니다. 모세를 통해 주어진 율법이 '시나이 산'이라는 장소에서 주어진 것처럼 신약성경의 새로운 율법인 행복선언 역시 '산'에서 주어진 것으로 되어있기 때문입니다(그래서 행복선언은 '산상설교'라고도 부릅니다, 1절 참조)
   그러면 이제 본문의 내용이 언급하고 있는 의미를 간략히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우선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이라는 표현은 하느님 이외의 그 어떤 것에도 마음을 두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하느님만으로 마음을 채운 사람은 하늘나라라는 가장 큰 자산을 받게 됩니다. '슬퍼하는 사람들'은 누구보다 위로가 필요한 이들인데, 유한한 인간의 위로가 아니라 하느님의 위로를 받게되므로 행복합니다. 이어서 '온유함'이야말로 모든 것을 정복할 수 있는 힘임을 강조하고 있고,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이 결국에는 사회적인 인정도 받을 수 있기에 흡족함을 누리게 됨을 표명합니다.
  성경에서 '자비로움'이란 단순한 동정이나 연민을 의미하지 않고, 오히려 용서와 사랑, 타인을 위한 배려를 의미합니다. '깨끗함' 역시 단순한 내외적인 정결만을 의미하지 않고, 하느님과의 밀접한 결합상태를 강조하는 표현입니다. 곧 그분과 친밀함을 '마음의 깨끗함'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평화를 이루는 사람'이란, 단순히 분쟁을 종식시키는 사람을 가리치지 않습니다. 이 평화는 메시아를 통해 이루어지는 종말론적 평화로서 하느님과 함께일 때에만 가능한 결과를 말합니다. 마지막 선언은 '박해'와 연결되어 있는데,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를 지고 그분을 따르는 것이 곧 자신을 가장 강하게 하여 그 어떤 폭력 앞에서도 의연할 수 있는 비결임을 천명합니다.


출처: 경향잡지 2009년 1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