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윤 수녀의 쉬운 말씀풀이
10월 25일 연중 제30주일 (마르 10,46-52)

'다윗의 아들'이란 표현

  예수님의 기적사화 가운데 그 기적이 일어난 지역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의 경우 "예리코를 떠나실 때"(46절)라는 표현이 명시되어 있음이 특이합니다. 예리코는 구약시대부터 알려져 온, 매우 오래된 도시였고, 오늘 복음은 그런 고대의 도시를 사건의 배경으로 설정함으로써 예수님의 정체성 문제 역시 고대로부터 전승되어 온 내용과 분리되지 않음을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구약과 연관되어 강조된 내용은 예수님이 '다윗의 아들'이시라는 점입니다.
  신약성경에서 예수님을 지칭하는 일반적 표현들로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것 가운데 '아들'이라는 단어가 포함되어 있는 표현은 모두 세 개입니다. '사람의 아들', '하느님의 아들', 그리고 '다윗의 아들'입니다. '아들'이라는 단어가 셈족 언어권에서 단순히 혈족으로 이루어진 관계만을 의미하지 않음은 익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이와 유사하게 '형제'라는 단어 역시 구체적인 친족관계만을 지칭하지 않는데, 그래서 '예수의 형제들'이라는 표현은 종종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성모님의 동정성을 전제로 한다면 '예수의 형제들'이라는 표현은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분명히 언급할 수 있는 내용은 셈족 언어권에서 '아들', 또는 '형제'라는 단어는 일정한 친분이나 연대를 가진 성인 남성들에게 자연스럽게 적용시킬 수 있는 특수용어였다는 점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언급된 '다윗의 아들' 이라는 표현도 이러한 의미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기원전 10세기경에 통치했던 다윗과 그로부터 1000년경 이후에 생존했던 예수님의 관계를 부자관계로 볼 수 없음은 당연한 일이니까요. 다윗의 아들이라는 표현은 다윗의 후손이라는 의미이고 이는 그분의 '메시아성'을 부각시키는 특수용어로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출처: 경향잡지 2009년 10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