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윤 수녀의 쉬운 말씀풀이
10월 4일 연중 제27일 (마르 10,2-16)

이혼의 정당성과 불가해소성

오늘 복음에서 논쟁의 핵으로 등장하는 주제는 '이혼'입니다. 구약성경 율법에 따르면 이혼은 매우 보편적이고 합법적인 행위였고, 이를 따르던 율법학자 바리사이들은 이혼의 정당성을 강조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에 강력한 반대를 표시하는데요, 이혼의 '불가해소성'을 분명히 천명하고 계십니다.
  본문에서 말하는 모세의 율법이란 신명기 24장에 등장하는 내용을 말하는 것으로, 성경 본문에는 이렇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어떤 남자가 여자를 맞아들여 혼인하였는데, 그 여자에게서 추한 것이 드러나 눈에 들지 않을 경우, 이혼 증서를 써서 손에 쥐어주고 자기 집에서 내보낼 수 있다"(1절). '그 여자에게서 추한 것이 드러나 눈에 들지 않을 경우'라는 표현이, 여성인 저로선, 마음에 걸립니다. 남편의 눈에 들지 않는'이라는, 전적으로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 불완전한 잣대가 이혼의 근거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문제이지요. 그래서인지 예수님은 당시로서는 매우 파격적인 선언을 통해 이러한 불합리성을 수정하십니다. "누구든지 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혼인하면, 그 아내를 두고 간음하는 것이다. 또한 아내가 남편을 버리고 다른 남자와 혼인하여도 간음하는 것이다"(11-12절).
  구약성경의 율법이 전적으로 남성의 입장에서 강조된 율법이었다면, 예수님이 제시하는 신약의 새로운 법은 남성 여성 모두에게 동등하게 제시되는 것이 새롭습니다. 더구나 예수님은 창세기에 이미 제시된 바 있는 남녀의 연대를 근거로 하여 모세의 율법을 논박하시는데, 이는 당시 유포되어 있던 학문 방법 가운데 하나인 '고대성의 원칙'을 따르는 방식을 적용하신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모세보다 더 고대의 인물인 아담을 예로 드심으로써 바리사이의 주장보다 당신의 주장이 더 합법적이고 신빙성 있음을 검증해 내고 계신 것입니다.


출처: 경향잡지 2009년 10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