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윤 수녀의 쉬운 말씀풀이
9월 27일 연중 제26주일 (마르 9,38-43.45.47-48)

죽음의 나라와 지옥

  신약성경에서 지옥을 언급하는 예 가운데, 비교적 그 묘사가 자세한 본문이 오늘 봉독되는 복음인데, 표현을 한번 인용해 보겠습니다. "두 손을 가지고 지옥에, 그 꺼지지 않는 불에 들어가는 것보다, 불구자로 생명에 들어가는 편이 낫다. … 두 발을 가지고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절름발이로…두 눈을 가지고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외눈박이로… 지옥에서는 그들을 파먹는 구더기도 죽지 않고, 불도 꺼지지 않는다"(43-48절).
  지옥에 대한 일반적인 개념은 가해 6월 복음해설(2008년 6월호)에서 하였기에 여기서는 그때에 누락된 내용만을 보충하기로 하겠습니다. 사실 예수님께서 돌아가신 후 내려가셨다는 '죽음의 나라'(사도 2,24.31; 에페 4,9 참조)와 '지옥'은 서로 구별되어야 할 개념입니다. 예수님은 당신의 죽음으로 '죽음'을 이기시고(1코린 15,26), 죽음으로부터 제일 먼저 살아나신 분이 되셨습니다(묵시 1,5 참조). 사실 예수님의 부활 이전까지 '죽음의 나라'는 죽은 이들이 모두 함께 모여 있는 곳(쉐올)을 의미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그 '죽음의 나라'의 문은 닫히게 되었고, 악인들은 '지옥'으로, 선인들은 부활하여 하느님 나라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남을 죄짓게 하는 모든 자들과… 불구덩이에 던져버릴 것이다. … 의인들은 아버지의 나라에서 해처럼 빛날 것이다.:(마태 13,41-42)라는 표현은 천당과 지옥의 반대적 개념을 분명히 구별해 줍니다. 그런데 복음서에서 언급된 '지옥'은 대부분 '불'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지옥'이라는 표현과 '꺼지지 않는 불'이 서로 병행을 이루고 있고(43절), "저주받은 자들아 … 영원한 불 속으로 들어가라."(마태 25,41)라는 표현도 발견됩니다.
  이렇게 지옥이 불과 연관된 이미지로 정착하게 된 것이 예루살렘이 쓰레기가 소각되던 '벤 힌놈 골짜기'에서 파생되었음은 이미 언급한 바 있습니다.


출처: 경향잡지 2009년 9월호